여론조사인가 여론조사를 빙자한 스펨인가.

선거를 앞두면 후보의 공약이나 후보 선전보다 더 기승을 부리는 것이 여론조사 전화인 듯.
예전엔 그렇지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그 정도가 너무 심해졌다.
짜증나기 시작한 시점으로 따지자면 아마 6.2 지방선거 시점부터인 것 같은데.... 이전에는 이렇게 자주, 수없이 전화가 오지는 않았던 듯싶다.

집에 있으면 하루에 열 통도 더 오는데, 누군가 싶어서 받아보면 여론조사 기계 음성이 들리고 들리고 들리고 들리고.
어쩌다 한 통꼴로 직접 상담원이 전화하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 그 많은 전화 중 내가 받은 전화가 상담원이 직접 건 경우였다.

참고로 우리 집에는 성격이 엄청난 뇌병변 환자가 한 분 계시는데, 참을성이라고는 약에 쓰려고 해도 없고 남을 위한 배려나 이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몹시 이기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로서, 자기 본위의 생활방식은 기본이고 자신이 한 잘못조차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그런 분이다. 당연히 화가 나면 앞 뒤, 물불 안 가리며 퍼붓고 그것이 정당한 비난이건 부당한 비난이건에 상관하지 않으시고 가끔(사실은 종종, 자주) 그 이해할 수 없는 사고방식의 정도가 심할 지경이라 신경정신과 병원에 모셔가야 하지않나 하는 생각을 심각하게 하게 만드는 분이다. 편집증적 사고도 상당해서 무엇 하나에 집중하면 그것만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보다 더 중요한(정말 중요한) 일도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일 하나에 방해가 된다면 펄펄 뛰는 정도?
(예를 들어, 앉는 것도 능숙하지 못했던 한살짜리 손주가 이 분 앞에 앉아있다가 무거운 머리를 가누지 못하고 뒤로 나자빠지며 넘어졌는데(그 강도가 얼마나 심했냐 하면 그 방과 반대편으로 떨어진 끝 방에서 방바닥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 그때 이 분은 이 손주가 잘못 만져 엉뚱하게 지정된 디지털 시계의 날짜를 고치느라 여념이 없으셨고, 자지러지게 우는 손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시계에만 집중하셨다는 일화라든지.)
뇌병변 환자가 대부분 좀 성격이 급하다지만 우리집의 이 분만한 분은 거의 없지 않을까.

아무튼 각설하고.
이 분의 심기가 요즘, 이 스펨에 가깝게 자주 걸려오는 쓰레기같은 여론조사 전화 때문에 몹시 불편하시다.
그리고 저 상담원에게는 지극히 다행스럽고 요행스럽게도 그 전화를 내가 받은 것. (거듭 이야기 하지만, 저 심기 불편한 분이 받았다면 과연 어떻게 됐을까? 당연하지만 그 수많은 여론조사 전화와는 무관하계 이 상담원은 우리집에 처음 전화를 건 것이었다)

나도 열이 오르면 한 성깔 하는 성격이라 짜증을 그대로 드러내며 전화를 받자마자 꼬치꼬치 따졌다.
전화번호는 어디서 났느냐, 요즘에 이런 전화가 얼마나 많이 오는지 아느냐, 하루에 열 통도 더 오는데 전화때문에 아주 짜증이나서 미칠 지경이다. 여론조사 맞느냐? 여론조사 할 생각 전혀 없으니 전화하지 말아달라. 등등등등.
전화한 상담원 분께는 죄송하지만 나는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분은 처음 전화하셨겠지만 나는 그런 전화를 정말 수없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직장을 다니니 저녁때만 받아도 그 정도인데 집에 내도록 계시는 두 노친네는 이 전화에 얼마나 시달렸을지 굳이 알아보지 않아도 뻔할 문제 아닌가 말이다.
전화가 울려서 뛰어가서 받아보면 여론조사 기계음성만 들리고, 끊고 나면 10분도 안 돼서 또 울리고. 아침 점심 저녁을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데 정말 가끔 전화기를 부수고 싶은 마음도 생기더라. 어느 스펨성 전화도 이 정도인 것은 없었다.

여론 조사. 뭐 좋다 이거다.
하지만 그것을 빌미로 남의 전화를 동의도 없이 활용해도 되는가?
하다못해 자동발신 전화라 하더라도 '다시 전화를 받지 않겠다'는 민원 접수는 되도록 해 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도대체 전화는 왜 그렇게 많이 오며 각기 의견을 모아 뭐에 쓰겠다는 것인지? 답을 한다 한들, 한 사람에게 오는 전화라면 이 정당에서 물으나 저 정당에서 물으나 답은 같지 않은가? 굳이 여러번 다른 곳에서 각각 전화를 돌려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더구나, 여론조사를 한다고 해서 그것을 어디에 쓰는지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라 해도 바로 반영시켜 줄 것도 아니고. 심지어 MB정부가 정치를 잘하고 있느냐고 물었을 때 '정말 드럽게 못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대답하면 그 다음엔 어찌 해 줄건데? 대답을 듣는 것이 그리 중요한가?

국민을 성가시게 괴롭히며 하등 쓸 데 없는 대답을 구하지 않아도 스스로들 알텐데.
결국에는 저런 허접쓰레기같은 여론조사를 해봐야 이후 뉴스에서 '여론조사 결과 **당의 지지율이 **%로 가장 높다'는 따위의 쓸 데 없는 통계나 낼 거면서. 그 말 한마디 하려고 사람을 이렇게 짜증나게 하나?
투표를 할지 안할지를 묻는다 해도 그렇지.
투표 할 생각이 있던 사람도 짜증나서 하기 싫게 만들고도 남을 것이 요즘의 자동발신 여론조사란 말이다.
아니면 혹시, 그렇게 짜증나고 질리게 만들어서 투표를 못하게 한 후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는 것이 시행의 이유인가??

이걸 어디다 따져야 내 속이 후련하게 풀릴지 모르겠다. 청와대에라도 올려야 하나? 올렸다가 잡혀가면 어떡하지?ㅎㅎㅎㅎㅎㅎ 요즘 보니까 안기부 시대로 돌아가는 것 같던데.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그 윗자리에 계신 분.
지금 하는 결정과 행동이 진짜 당신이 '장로'를 표방하며 섬기는 하나님의 뜻인지 아닌지 깊이 고뇌하고 기도하며 심사숙고는 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내가 나일론이라서 그런가. 왜 나는 자꾸 아닌 것 같을까?
혹시 당신의 뜻을 하나님의 뜻이라 믿어의심치 않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건 아닌지?
당신을 통해 대한민국을 뒤집어 엎고 말아먹는 것이 하나님의 어떤 깊은 뜻 아래에 있는 하나의 과정이라면 도리 없지만....
성경 일독도 제대로 못한 내가 하나님의 그 크신 뜻을 알 수는 없으니.
하지만 하나만은 꼭 기억해두시길.

'장로'라고 떳떳하게 표방하신 당신 덕택에 요즘 하나님을 포함한 기독교가 얼마나 욕을 먹고 있고 기독교인들이 힘들어하고 있는지를.
그걸 하나님이 허락하신 '큰 위업을 위한 핍박'이라고 생각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장로님이시니 잘 아시겠지요. 나일론인 나보다.
십계명중 제 삼 계명이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라는 내용이지요.
저는 요즘 정치하시는 MB라인의 분들을 볼 때마다 자꾸 이걸 생각하게 되더이다.

그나저나 왜 스펨성 여론조사 전화가 정부에 대한 원망으로까지 번졌는고 하니.
명백하게도 이렇게 전화가 많이 오기 시작한 것이 MB정부 들어서고 난 이후부터라서 그렇지.
진짜 결백하신가요?

by 심오한 달팽씨 | 2010/07/18 21:08 | 블라블라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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